산마루/설악 지리산

공룡능선에서 설악 단풍을...('04.10. 9)

조약돌 야생화 2006. 9. 29. 19:53

                                                                                         [ 한국의 산하에 올렸던 산행기 ]

* 산행 일시

  ○  ‘04. 10. 9 (土)  02:50 ~ 10. 9 18:00


 * 산행 구간

  설악동 매표소(02:50) 신흥사 비선대 매점 금강굴 입구

      마등령(07:30, 1320m)   1275봉 안부 → 신선봉(12:00, 1425m) → 무너미고개

      → 칠선골 입구(15:15) → 귀면암 → 비선대 경계철책 → 설악동매표소(18:00)

       ☞ 총 산행거리 22.7㎞, 소요시간 15시간


* 산행 일지

 단풍구경도 할겸 비선대, 공룡능선, 천불동계곡, 비선대의 원점회귀 산행을 회사업무 감안하여

 토요일 산행일정을 잡았다.

 내일 영동지방에 비 올 확률 80~90%라는 9시 뉴스를 뒤로하며 두사람은 집을 나섰다.

 비가 예상되고, 난코스로 알려진 설악산 공룡능선을 집사람과 도전하는 마음으로 강변터미날에서

 23:00발 속초행 심야 시외버스에 올랐다. 새벽 02:15분 속초 시외버스터미날에 도착 택시타고,

 설악동매표소에 도착, 설악동 소공원으로 들어섰다.


 02:50  설악동 매표소 출발, 시작부터 알바...???

 소공원을 벗어나니 온통 캄캄하여 주위가 보일질 않고, 너무 이른시간이라 등산객도 예상과 달리

 보이질 않아 망설이는데 마침 일행인 듯한 남자 4명이 가길래 따라 나섰다.

 빠르게 걷는 그들은 머지않아 시야에서 사라져 둘이서 칠흑같은 길을 랜턴에 의지하며 산길을 가다,

 나타난 이정표를 보니 신흥사에서 1.4㎞ 벗어난 울산바위쪽 길이었다. 

 길을 잘못 들었음에 순간 당황스럽고 불안해 진다. 그들에게 한마디 물어보지 않고 쫏아감을 후회하고,

 야간에 초행길을 부부만이 산행함은 매우 위험스러운 일임을 깨달으며 신흥사로 다시 하산하니 비선대

 쪽으로 오르는 등산객이 몇명씩 보인다

 03:30 신흥사에서 비선대길로 접어들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넓은 등산로에 간간히 등반객들

 웅성거림과 랜턴빛이 앞뒤에 보인다. 아직 열지않은 계곡옆 식당을 지나 부지런히 계곡따라 올랐다.

 04:10 비선대 상점에 도착 잠시 쉬려니 상점에 불이 켜진다.


 04:25 비선대 철다리 지나니, 우측으로 가파른 너덜길

 비선대 철다리를 건너 금강굴, 마등령 안내판에서 우측길로 들어섰으나, 대다수 등산객은 좌측 천불동

 쪽으로 오른다.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워 보이지 않는데다 산길은 급사면의 바위지대라 등산로 찿기가

 어렵고, 오르기도 힘들다.  비가 오려는지 날씨까지 습해서 몸에 땀이 배기 시작한다.

 05:10 금강굴 갈림길에서 가쁜숨을 몰아 쉬며 휴식, 올라오는 등산객들의 불빛이 수직아래로 보이고,

 캄캄하던 하늘에 홀연히 나타난 그믐달을 보니 비가 않올수도 있겠다는 좋은 예감이 스친다. 

 다시 된 바위길 지나 능선에 올라 선다. 금강굴은 오른쪽으로 조금 더 올라야한다. 철계단을 올라 능선

 위 바위에서 조망하니 여명이 밝아오나 주위는 온통 뿌연 안개만 시야에 들어온다.

 이정표(비선대 2.5㎞-마등령 1.0㎞)를 조금 지나니 한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로 미끄러운 너덜길을 조심스럽게 오르다 바위사이로 흐르는 물한잔 마시고 식수를 채운 후 미끄럽고

 경사가 급한 바위길을 힘겹게 오르니 마등령 정상이다. 

 

 07:30  공룡릉의 시작 마등령(1320m) 도착

 마등령 정상에서 강한 바람과 간간히 뿌리는 안개비로 우의를 입고, 준비한 김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조망이 뛰어나다는 마등령 정상에서도 역시 보이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쉼터에서 공룡능선을 향한 첫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숲속의 급경사 오르막을 조금가니 너덜지대로

 물기가 있어 미끄럽다.  단체산악회 일행과 합류되어 줄을 서듯이 일렬로 나한봉에 도착했다.

다행히 간간히 떨어지던 빗방울은 멈추어 나한봉 아래서 우의를 벗었다. 몇차례 반복되는 내리막과

오르막을 지나자 반대편에서 오는 등산객이 많아 지면서, 로프를 오르내리는 거친구간에서는 10여분씩

기다리는 산행이 계속되었다.  등산로 옆 단풍이 매우 붉게 잘들음을 보면서도, 보이지 않는 조망에

투덜대니 집사람이 비 않오는것 만으로도 천만 다행이라며 나를 위로한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니 1275봉 직전 안부다.

 

 10:15 1275봉 안부에서 아쉬움을 1184봉에서 탄성이.... 

1275봉 안부 공터(희운각 3㎞, 마등령 2.1㎞)에서 휴식을 취하자니, 공룡능선에서 단풍이 절정을 이룬

설악을 조망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계속된다.

화려한 단풍과 공룡능선을 밟아보고, 비 않오는것 만으로도 감사하자고 스스로를 위안해 본다.

 급경사 바위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오른 무릎이 뻐근해 진다. 틈틈히 도봉산 등 산행 해온 집사람과 달리

 별 준비없이 공룡능선을 오른 나에게 내린 벌인가 보다... 

 바위 내리막길을 내려서 공룡릉에서 최고의 조망을 보여준다는 1184봉으로 가는 능선길에 들어선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드디어 능선 좌측에 운무가 걷히면서 보여주는 천화대와 범봉의 뾰족한 암릉이

숨을 멋게하는 듯 하더니, 능선 우측도 운무가 걷히면서 가야동계곡과 용아릉 산비탈 전체에 곱게 물든

단풍과 그너머로 서북릉 귀청이 아스라이 보이는데 절로 "아~" 탄성이.....

 12:00 공룡릉 신선봉(1210m)에서 맛보는 환희

  숲속 능선길을 따라 오르니 어느듯 공룡능선의 정점인 신선봉 암릉에 앉아 내려다 보니 강한 바람에

 능선을 넘나드는 운무가 걷히고, 다시 뒤덮으며 한편에 파노라마를 연출하는 설악비경을 보고 있노라니

 신선이 된 듯 하다. 그래서 신선봉인가??? 

 우측 화채능선에 형형색색의 단풍, 천화대와 범봉의 기기묘묘한 암릉, 정면에 산행한 공룡능선 암릉과

 사이사이 어울어진 단풍, 아래로 가야동계곡과 용아릉 전체를 물들인 단풍과 그뒤로 첩첩산이 장관을

 이룬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천불동계곡으로 향했다. 

 

 신선대에서 급경사 내리막길에는 올라오는 등반객이 점점 많아진다. 조심스럽게 로프를 붙들고 내려

 가자 단풍이 곱게 물든 넓은공터 오른쪽 대청봉에서 일렬로 줄지어 내려오는 등산객들로 소란스러운

 무너미고개에 닿았다.

 

12:50 단풍인파로 소란스런 무너미재 (1020m)

마등령 안부에서 무너미재까지 공룡능선 통과(5.1㎞) 하는데 등산인파로 지체되어 약 5시간 소요됬다.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는 돌 계단길을 내려서서 단풍숲에서 점심을...

천불동계곡에 들어서니 맑은 계곡과 좌우로 올려다 보이는 병풍같은 암절벽에 붙어있는 붉고, 샛노란

색색단풍 역시 한폭의 그림이다. 암벽을 가로지른 협곡 다리를 건너는 등산객과 단풍계곡이 어울어진

한폭의 그림을 보며, 천당폭포를 거쳐 양폭휴게소에 이르니 단풍객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오련폭포를 지나 계곡에서 간식과 탁족하며 휴식후 다시 계곡따라 잠시 내려가니 단풍 행렬로 밀리기

시작하여 좀처럼 산행이 진행되질 않는다.

 

15:15  칠선골입구 이후 2열 종대로 늘어선 단풍객

비선대 2.6㎞ 앞둔 칠선골입구부터 단풍인파가 길게 2열 종대로 늘어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니,상당히 

지루하다. 계곡에 물들기 시작한 단풍과 올려다 보이는 비경으로 지루함을 달래며 귀면암을 지난다.

무너미재에서 비선대까지 예상보다 1시간 이상 더 소요된 17:10 비선대 철다리를 통과하였다.

 

18:00  설악동매표소 도착, 원점 회귀산행 무사히 마침

 비선대에서 휴식후 계곡을 따라 사람틈에 끼어서 신흥사 불상앞을 지나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18:00 설악동매표소에 도착한다. 산행출발시 40여분 알바와 공룡능선에서 지체와 천불동계곡 정체로

 약 2시간 이상 더 소요 됬으나, 기상예보와 달리 비는 오지않아 절정인 설악의 단풍을 즐기고, 또한

 힘든만큼 짜릿함을 얻을 수 있었던 공룡능선의 원점회귀 산행을 무사히 끝냈다.

 속초 시외버스터미날에서 저녁식사후 20:00발 동서울행을 타니 잠이 쏟아진다. 청소년축구가 중국을

 이겼다는 방송을 들으며... 23:15 동서울터미날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