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종주기(Ⅱ) (‘06. 2. 6)
덕유산 종주 둘째날 (삿갓봉대피소 ~ 향적봉)
○ 산행일시 : 2006. 2. 5 ~ 2. 6
○ 산행구간 : 약 24.2 km, 14시간50분 소요
[첫째날] 육십령 → 할미봉 → 교육원갈림길 → 서봉
→ 남덕유산 → 월성재 → 삿갓봉대피소(1박)
[둘째날] 삿갓봉대피소(09:30) → 무룡산(1492m) → 동엽령(12:25)→ 백암봉(1503m)
→ 중봉(14:05, 1594m) → 향적봉(대피소, 1614m)) → 스키장곤도라(16:00)
2월6일(월), 안개눈
ꏅ 삿갓재대피소에서 무룡산을 지나 동엽령
밤 22시 이후 난방이 중단된데다 기온이 뚝 떨어져 새벽 추위에 잠이 깻으나, 밖이 훤할때
까지 모포속에 웅크리다 나가니, 밤새 소복하게 눈이 내려 전체가 흰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09시30분 식사후 아이젠과 스패츠로 단단히 무장하고, 가벼워진 배낭 메고 대피소 출발한다.
어제의 험한 남덕유 구간에 비해 한결 부드러운 산행길이 이어진다.
무룡산까지 꾸준한 오름길임에도 온통 하얀 눈속에 긴 나무계단 길과 갖가지 새로운 설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소복히 쌓인 눈길에 첫발자국 내며 걷는 산행은 또다른 재미가...
지루한 줄 모르게 무룡산(1,492m) 정상에 오른다.
눈속에 아름다움을 발하는 갖가지 설화는 가는 걸음을 멈추게 하고, 안개눈이 흩날릴 땐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많은 산행인들이 사시사철 덕유산종주를 으뜸으로 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무룡산부터 동엽령, 향적봉까지가 능선이 덕유산의 향기가 가장 짙게 묻어나는 곳이라더니...
산죽과 나무숲 사이의 능선길, 억새 사이 능선길. 그 어느 능선길도 눈과 어울어져 그림같은
절경을 자아내고 있다. 12시25분 동엽령(1,320m)에서 간식 먹으며 잠시 휴식한다.
* 멀리 중봉과 향적봉
ꏅ 백암봉, 중봉을 넘어 향적봉
동엽령에서 백암봉(송계삼거리)까지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에 올라서니 이따금씩 지나온
무룡산, 삿갓봉과 남덕유산을 조망할 수가 있었으나 구름이 서서히 산 위로 올라오고 눈발이
날려 조망할 수 있었던 산봉우리가 구름속에 가려진다. 오! 통제라......
백암봉에서 중봉까지 30여분 거리 지척에 있지만 암릉 오르막에선 세찬 눈바람 이라 힘들게
중봉을 오른다.
14시05분 중봉을 지나 넓은 평전에 사람 눈높이의 원추리가 눈속에 설화로 멋스럽게 군락을
이루고, 곳곳에 살아있는 주목나무와 고사목이 운해속에 환상적으로 분위기를 더한다.
중봉까지 세사람만의 조용했던 산행이 향적봉대피소에 도착하자 무주스키장에서 곤도라 타고
눈구경 온 사람들로 제법 북적거린다. 15시35분 늦은 점심 마치고, 정상인 향적봉(1,614m)에
오르니 운해로 조망을 할 수 없어 마음속 상상으로 대신한다.
백련사로의 하산코스는 시간 소요가 많아 무주리조트에서 운행하는 곤도라를 타고 스키장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마침 17시 무주리조트에서 서울 잠실로 출발하는 관광버스에 탑승
19시40분 서울에 도착하였다
여유없이 하루하루를 지내는 단조로운 생활에서 겁없이 나선 눈덮힌 겨울산행을 허락해
준 덕유산의 후덕함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