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도보 (포천~화천. ‘05.9.10)
릴레이도보(포천 ~ 광덕계곡 ~ 화천)
* 일시 :‘05. 9.10 ~ 9.11
* 구간 : 한반도 횡단(임진각~속초 약 280㎞, 05.8.27~10.2) 릴레이도보중 제2구간 약 80㎞,
포천 38교 ~ 광덕계곡 ~ 파로호 ~ 화천 간동 용호리
(15:45)
일동터미널에서 시외버스로 도보 들머리인 삼팔교에서 낙오없이 잘 마칠 수 있을까
불안감 속에 출발한다. 무박으로 80㎞ 걷는다면 극히 온전한 사람은 안걷겠지.....
파란하늘에 흰구름, 가을의 따가운 햇살, 어느새 누렇게 벼가 익어 가는 벌판.
(18:20)
이동막걸리 공장에서 손두부 안주삼아 막걸리 한잔 들이킨다. 두부맛이 일품.
백운계곡 입구에 다다르니 어느덧 어둠이 내리고, 계곡물소리 들으며 구불구불
계속된 오르막을 힘들여 오른다.
쏟아질 듯 많은 별과 반달이 훤하게 비추고, 반딧불이 날라 다닌다.
오르막에 지칠만 하니 나타나 반겨준 식당.
닭도리탕에 커피 한잔하며 원기를 회복하고 다시 나선다.
(21:45)
광덕고개 마루터에 오르니 이제부터 강원도라며 대형 곰 조형이 어둠에서 맞아준다.
깨끗하게 관리가 잘된 광덕계곡을 끼고 내려오는 도로는 오가는 차량이 거의 없다.
이따금 비추는 음식점 불빛을 벗어나면 칠흑같은 어두움 속으로 빠져든다.
캄캄한 숲속에 앉아 휴식하며 듣는 숲에서님의 오카리나 연주는 음색이 더 애틋하다.
라틴러버님이 야심한밤에 시원한 맥주를 들고 오셔서 합류한다.
(02:00)
쌍거북 약수터에서 야식을 즐긴다.
멀리 정선에서 응원오신 매직님이 튀김닭, 족발, 손수 담았다는 막걸리, 캔커피...
후식으로 매직님이 마술쇼 까지 보여준다.... 매직님 감사감사
뿌연 밤이슬 맞으며,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된다.
뱃속이 든든해서 그런지 힘들이지 않고 잘 걷는다.
(06:00)
여명은 밝아 오고, 마을 샛길로 내려오는데 고즈녁한 안개속 풍경이 그만이다.
서서히 졸음이 엄습한다. 날이 환해지며 도로에 차량도 늘어난다.
아침을 준비하는데 만사가 귀찮다. 깔게에 눕자 잠들어 버렸다.
아침식사후 하남면사무소 이후 계속된 오르막엔 멍한 상태에서 아무 생각 없이 걷는다.
더해지는 햇볕으로 나른해져 온다.
(10:00)
우측으로 북한강이 시야에 들어온다. 강위에 무리진 오리는 평화롭게 떠다닌다.
화천 외곽도로를 지나, 양구 방면으로 들어서니 탁트인 북한강이 시원스럽다.
한낮의 강한 햇볕과 부실하게 먹은 아침으로 허기가 심해 한발한발 옮길때 마다
숨이 턱까지 차며 가빠진다. 빈속에 걷는게 이렇게 힘든지....
잠시후 응원 온 미린다님의 후원에 힘을 얻어 마지막 구간을 내딛는다.
구만리로 향하는 길은 청명한 가을하늘, 결실의 계절답게 풍성한 농촌풍경이 펼쳐져 있다.
다리를 건너 구만리 고개 정상까지의 구불구불 오르막 길에다 남은 기력 모두를
소진하며 힘들게 오르니 시원스런 파로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파라호 따라 하염없이 내려가는 길은 왜 그리도 길게 계속되는지...
(15:35)
드디어 오늘 도보의 종착지인 용호리 경로회관 도착했다.
툇마루에 앉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보기 좋은 모습에 박수로 맞아주었다.
총거리 약 79㎞, 소요시간 23시간50분으로 2번째 릴레이구간을 통과하였다.
먼길 마다않고 찿아와 물심양면으로 성원을 보내준 매직/미린다님에게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