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따라/이어 걷기

릴레이도보 (화천~원통, 05.9.24)

조약돌 야생화 2007. 6. 1. 23:17

   릴레이도보 (화천 ~ 양구 ~ 원통)

* 일시 :‘05. 9.24 ~ 9.25

* 구간 : 한반도 횡단(임진각~속초 약 280㎞,‘05.8.27 ~ 10.2) 릴레이 도보중 제3구간 60㎞

         화천 간동 ~ 양구 광치령 ~ 원통 버스터미널 구간

 

 오봉산 배후령을 넘어 오늘 들머리인 간동면 내리막을 들어서는 순간 차창 밖을 보니

 영롱한 오색 무지개가 선명하게 보인다.  제3구간 릴레이도보에 무언지 모를 행운이 기대된다


 (16:30)

 200리길 도보후 이뤄냈다는 포만감을 느끼게 해준 용호리 경노당에 들어서니

 엊그제 같이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데 벌써 2주가 지났다.

 진정 걷는 매력에 빠져버린 16명 틈에 있음을 발견하고, 첫발을 내딛는다.

 버스에선 빗방울이 내려 걱정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가을의 청명함과 풍요로움이 우리를 반겨준다.

 

 


 (18:50)

 추곡터널을 지나자 어느덧 어둠의 세계로 세상이 변해가고 있었다.

 하늘에 짙은 구름이 가득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깜깜해지고,오직 들리는 계곡물소리는 想念의 시간을 준다

 명색이 46번 국도인데 차량도 드물고... 각자 준비한 음식으로 저녁을 대신 하기로 한다.

 언제 구름이 거쳤는지 밤하늘엔 총총히 별이 빛난다.

 

 

 

 (21:30)

 저녁후 공사중인 터널로 들어선다.  터널로 가면 약 10㎞ 단축된다는 제안에 너무들 좋아 한다.  

 개통예정인 터널안은 칠흙 같이 어두워 랜턴에 의지하며 걸음을 옮긴다.  

 울리는 터널에서 노래도 합창하고, 소란스럽게 떠들어도 본다.

 

 

 (23:00)

 수많은 별과 반달, 달빛에 반사된 소양호반을 보며, 소양호 따라 구불구불한 도로를 하염없이 걷는다.

 우리의 호프 숲에서님이 도보하면서 어렵게 오카리나 연주로 분위기에 화답한다.


 (01:00)

 서서히 밤이슬이 짙게 드리워 지며 빠르게 기온이 내려가 옷을 덧입는다.

 양구 선착장 입구 검문소를 막 지나자 오늘도 반가운 매직님이 맞아준다.

 보쌈, 튀김닭, 막국수, 비법 공개를 꺼리는 술 한잔하고, 매직님의 마술을 보며 잠시 피로를 푼다.

 

 

 (02:50)

 양구 읍내에 소재한 제2보병사단 앞을 지나간다.

 따블백 메고 긴장한 이등병이 소양호 선착장에서 M60 트럭에 실려 양구군 남면 자대까지 간 비포장도로 길.

 위생병시절 가끔 사단으로 환자 후송하던 양구 길.   5월 초에도 눈이 내려 제설작업에 동원되던 광치령 길....

 약 30년이 지나 많이 변했지만 모두모두 군생활 추억이 서려있기에, 내게는 감회가 남다른 도보였다.

 

 

 (06:30)

 오랜시간 잔뜩 끼인 밤이슬을 맞아 상당히 지친 모습들이다.

 해발 700m의 광치령을 향해 힘든 걸음으로 1시간여를 계속 오른다.  

 광치령터널 입구에서 내려다 보니 멀리 구름층 위로 보이는 산이 한폭의 그림이다.

 각자 남은 먹거리로 분주히 아침을 준비하신 모든분께 감사하며, 잠시 눈을 붙여본다.

 

 

 (10:10)

 광치령 터널을 지나 따가운 가을햇살을 받으며 내리막길을 재촉 한다.

 코스모스 흐드러진 길, 맑고 차가운 계곡물에 탁족을 하며, 지리함을 달래 본다.

 예상보다 소요시간이 길어진다.... 멀리 원통읍내가 시야에 들어온다.

 

 

 (14:20)

 종착지인 원통버스정류장에 도착, 일일이 하이파이브 하며 모두 환호한다.

 총거리 약 60㎞, 소요시간 21시간50분으로 제3구간 릴레이를 낙오없이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