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루/설악 지리산

지리산 종주기(Ⅱ) (‘04. 9. 4)

조약돌 야생화 2006. 11. 18. 23:32

  지리산 종주기(장터목 ~ 유평매표소)

 

산행 일시 : ‘04. 9. 2 05:00 ~ 9. 4 14:55

산행 구간 : 성삼재 → 반야봉 → 토끼봉 → 벽소령대피소(1박)

                → 칠선봉 → 세석 → 연하봉 → 장터목대피소(1박)

                → 제석봉 → 천왕봉 → 써리봉 → 대원사 → 유평매표소

 ○ 산행 거리 : 45.1㎞


ꏅ 3일차 산행일지

 

 9월 4일 04:20  종주 셋째날 천왕봉 일출

웅성거리는 소리에 4시20분 대피소를 출발했다. 울퉁불퉁한 돌길을 랜턴에 의지하며 제석봉을

지나자니, 어둠으로 주위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어제 힘은 들었지만 미리보길 잘했다고

되뇌여 본다. 오르막 길에 통천문을 지나 휴식차 바위에 걸터 앉으니, 제석봉에서 올라오는

등반객의 길게 이어진 랜턴 불빛이 연출된 작품 같았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천왕봉(1,905m)에 도착하니, 먼저 올라온 등반객들이 조망좋은

천왕봉 표지석 주위에 모여 있다. 일찍 올라온 아내와 표지석 옆에 앉아 일출을 기다렸으나,

구름이 깔린 짓푸른 하늘에 서서히 밝아와 붉은태양은 볼수 없었다.

지리산 제1경 천왕봉 일출의 장엄함을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더니...

다음을 기약하고 내려오는 순간 구름 사이로 붉은해가 살짝 보여 서운함을 달래준다...

 

 

 06:20  천왕봉과 아쉬운 작별

  대원사 방향의 내리막과 급한 경사 오르막을 올라, 중봉(1,875m)에 오르니 중봉에서 바라본

천왕봉은 붉은빛 아침햇살을 받고 있었으며, 산청마을은 구름 속에서 뿌리는 듯한 하얀 햇살과

첩첩산 중턱의 고사목이 어울려 한폭 그림을 보여준다.

중봉에서 어제 저녁에 익혀둔 햇반으로 아침, 산 정상에서 마시는 커피는 향이 더욱 진하다.

 

  하산길중 가장 길고 험하다는 대원사코스로 7시30분 중봉을 출발했다. 중봉에서 써리봉은

가파른 내리막이어서 조심스럽게 한걸음씩 내딛었다. 아침식사와 휴식을 취해서 인지 천왕봉

오를때 보다 몸이 가벼웠다. 간간히 고사목과 산아래 펼쳐진 운해 감상하며,써리봉(1,642m)에

도착하니, 암봉으로 앞이 탁트인 이곳에서 천왕봉과 중봉 그리고 중산리가 훤히 보이고 멀리

외삼신봉 등 조망이 양호하다. 

 

  09:15  치밭목 대피소 도착

  써리봉 이후 완만하여 힘들이지 않고 치밭목대피소(1,425m)에 도착했다. 대피소 규모는 작았고

바로 앞에 취사장이 있으나, 식수는 멀리 100m나 떨어져 있었다.

쉬고 있으니 뒤처졌던 분들이 내려와 아침을 준비하며, 이구동성으로 허기가 져서 더 힘 들었단다.

치밭목대피소를 출발하니 어깨높이의 대나무 숲에 물길을 따라 등산로가 있어, 비가 많이 오면

물이 차는 위험한 구간이었다. 길옆에 물이 제법 흘러 머리감고, 등목하니 날아갈 듯 상쾌하다.

 

 

  긴 내리막 나무계단을 내려와 산중턱에 있는 무제치기폭포를 올려다 본 후, 무제치기교를

지나니 완만한 내리막이 새재 갈림길까지 이어져 있다.  

갈림길에서 유평쪽으로 들어서니 계곡으로 흐르는 물소리로 지루함이 덜 했으나, 산 허리를 

도는 비탈길로 접어들자 햇볕이 내려 쬐고, 크고 작은바위와 계단의 오르내림이 반복되어

한판골계곡까지 상당히 체력소모가 많은 구간이었다.

 

  11:55  급 경사면에 약600m 의 통나무 계단

  '대원사 4.2㎞’이정표 이후부터 급한 내리막에 설치된 통나무 계단은 통나무 두개를 포개어

 흙을 채운 계단의 흙이 소실되어 흡사 낮은 허들을 넘듯이 두발을 바꿔가며 긴 계단을 내려

 가려니 무릎에 무리가 오고 지루함이 더해진다. 

 등산로 옆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나를 유혹한다. 후미진 계곡에 알몸으로 들어가니 전율이

 흐르듯 차갑다.  아내도 찬물에 탁족하며 휴식을 취하니 몸이 가벼워진다. 

 한판골계곡을 지나 평탄한 내리막엔 군데군데 야생화가... 지루하게 내려와 유평리 지리산

 경계철책을 지난다.

 

 

 9월 4일 13:20  유평리 지리산 경계철책 통과

   경계철책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니 대원사계곡과 도로변에 음식점 몇집 있어

 산채비빔밥으로 점심후, 대원사에 도착. 소나무가 울창하고, 바위틈으로 흐르는 맑은 계곡에

 접한 아담한 규모의 비구니 사찰 둘러보고, 14시55분 유평매표소에 도착.

 

 

 

 

 장터목대피소를 출발 총15.6㎞에 걸친 셋째날 산행이 끝났다.


9월 4일 14:55  3일간 지리산 종주를 무사히 마침

 지리산 서쪽 성삼재에서 동쪽끝인 유평매표소까지 총 45.1㎞에 걸친 산행을 모두 마친다.

아내는 뿌듯한지 환한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아내와 악수하며 진심으로 서로 축하해 주었다.

유평매표소 여직원에게 기념사진을 부탁하며, 반백(半百)부부의 지리산종주 대미를 장식했다.

 

 

유평매표소 아래 버스주차장에서 진주행 버스 타고 산청군 원지에서 내려, 진주에서 출발한

16시50분 서울행 시외버스를 타고, 20시30분 남부터미날에 도착해 모든 일정을 마쳤다.


< 일자별 산행구간 >

  ○ 산행 거리 : 45.1㎞

  ○ 산행 시간 : 29시간20분

 

* 9/2일 (05:00~15:50), 성삼재~벽소령대피소/18.6㎞ 

 성삼재(1090m) - 2.5㎞ - 노고단안부(1442m) - 1.2㎞ - 돼지령(1420m) - 2.0㎞ - 임걸령(1320m)

 - 1.3㎞ - 노루목(1500m) - 1.0㎞ - 반야봉(1732m) - 1.0㎞ - 노루목 - 1.0㎞ - 삼도봉(1550m)

 - 0.8㎞ - 화개재(1315m) - 1.2㎞ - 토끼봉(1534m) - 2.6㎞ - 명선봉(1586m) - 0.4㎞ -

 연하천대피소(1440m) - 2.1㎞ - 형제봉(1443m) - 1.5㎞ - 벽소령대피소


* 9/3일 (07:55~15:10), 벽소령~장터목대피소/9.7㎞  

        (16:25~17:05), 장터목~제석봉~장터목/1.2㎞ 

 벽소령대피소(1340m) - 1.7㎞ - 덕평봉(1521m) - 0.7㎞ - 선비샘(1491m) - 1.9㎞ -

 칠선봉(1576m) - 1.4㎞ - 영신봉(1651m) - 0.6㎞ - 세석대피소(1545m) - 0.7㎞ - 촛대봉(1703m)

 - 1.9㎞ - 연하봉(1730m) - 0.8㎞ - 장터목대피소(1653m) 


* 9/4일 (04:20~14:55), 장터목~유평매표소/15.6㎞ 

 장터목대피소 - 0.6㎞ - 제석봉(1806m) - 0.4㎞ - 통천문 - 0.7㎞ - 천왕봉(1915m) -

 0.9㎞ - 중봉(1875m) - 1.3㎞ - 써리봉(1642m) - 1.8㎞ - 치밭목대피소(1425m) - 1.1㎞ -

 무제치기교 - 0.7㎞ - 새재갈림길 - 2.6㎞ - 한판골계곡 - 2.0㎞ - 유평리 경계철책 - 1.5㎞

 - 대원사 - 2.0㎞ - 유평매표소